2025. 5. 7. 17:56ㆍ마취이야기
마취를 하다보면 다양한 환자와 맞닥뜨리게 된다
오늘 페이스메이커가 있는 환자가 요골 골절 때문에 수술을 받으러 왔는데,
페이스메이커 모드 변경을 했느냐 고 물었더니
업체에서 "얼굴 수술이 아니면 모드 변경을 할 필요가 없다" 라는 답변을 했다고 해서
엥..?
그게 무슨 소리지... 내가 모르는 게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트레이닝 받을 때 관성적으로 수술 전 페이스메이커 모드 변경을 해야 한다! 고 알았지
모드를 어떻게 바꿔야 하고 어떤 수술에서 문제가 되고 이런 것까지 자세하게 아는 바가 없어서
공부할 겸 글을 써본다
Cardiac Implantable Electronic Device
부정맥이 있거나 심부전이 있는 환자에서 심장 기능을 돕기 위해 다양한 기기를 넣는다.
크게는 다음과 같다
Permanent Pacemaker (PPM) | * 기본적으로 서맥 환자에서 심박동을 유지시키기 위한 장치이다. * 심장에서 일하는 "진짜" pacemaker인 SA node의 이상이나, AV block 등 전도계 이상이 있을 때 그 기능을 대체하기 위한 장치. |
Implantable Cardioverter (ICD) | * V-tach, V-fib 등 치명적인 부정맥이 있는 환자에서 event 발생 시 제세동을 할 수 있는 기기 |
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apy (CRT) | * 심부전 환자에서 심장기능 보조 * 좌심실과 우심실을 동시에 pacing 하여 환자 QRS complex를 좁히고, 이에 따라 LV EF나 MR의 개선을 돕는다. |
마취의는 이런 기기들의 특징을 이해하여,
마취술기나 수술기구와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전신마취를 시행해야 한다
이런 기기들, 환자들 본인이 정확히 어떤 기계가 몸에 삽입되어있는지 알기가 쉽지않고
따라서 의료진에게 정확하게 알리기 어렵다
그렇다면 환자가 진술할 수 없을 때 우리는 그 기계가 어떤 종류인지 구분할 방법이 있을까?
Chest X ray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Permanent Pacemaker (PPM) | Pulse generator와 Pacing lead로 구성된다. |
Implantable Cardioverter (ICD) | 높은 에너지로 쇼크를 가해야 되기 때문에 pulse generator 사이즈가 크다. 그리고 lead에 shocking coil이 감겨있어서 lead가 좀 더 두꺼운 특징이 있다. |
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apy (CRT) | 좌심실도 pacing 하기 때문에 좌심실에도 lead가 박혀있다 pacing 기능만 있는 것이 CRT-P이고, lead에 coiling 도 되어있으면 제세동 기능도 겸비한 CRT-D 라고 생각하면 된다. |
Pacemaker Mode
Pacemaker mode 명명법은 세 글자로 이뤄진 NBG code가 가장 일반적으로 쓰인다.
요즘에는 다섯 글자 code도 새롭게 제안되었으나 흔히 임상적으로 세글자 짜리로 많이 쓴다
O : None / A : Atrium / V : Ventricle / D : Dual / I : Inhibited / T : Triggerd / R : Rate modulation
Position I | pacing되는 chamber |
Position II | 기계에서 감지하는 chamber ex) O mode에서는 심장의 rhythm을 감지하지 않고 정해진 rate로 pacing |
Position III | 감지된 이벤트에 대해 페이스메이커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의미 ex ) O mode에서는 기계가 input에 대해 반응을 출력하지 않는다. |
전기소작기구와의 상호작용
외부에서 발생한 전자기장은 이런 삽입기기들의 작동을 방해하거나, 오작동을 유발시킬 수 있다.
Bipolar의 경우 전류 흐름이 기구 내의 두 극 사이에 국한되어 일반적으로 거의 문제되지 않으나,
보비같이 기구에서 환자에게 부착된 plate로 전류
가 흐르는 경우 기계 오작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수술 중 보비같은 unipolar electrocautrization을 할 것이라면
Pacemaker나 ICD 모드 변경이 필요하다.
Algorithm for Patients undergoing surgery with CIED
AHA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1. 수술부위가 배꼽 기준으로 아래이다 | * 심장 보조 장치가 복부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면 모드 변경 없이 진행한다. * 단, 심장 보조 장치가 복부에 있다면 모드 변경한다. |
2. 수술 부위가 배꼽 위이다. | |
1) ICD | ICD shock 기능을 꺼야 한다. Pacing mode 내장형이라면 Pacing mode도 변경한다. => 2) |
2) Pacemaker | AOO / VOO / DOO로 변경한다. |
3. 수술 종료 후 reprogramming |
풀어서 보자.
1. 수술 부위가 배꼽 위인가?
- 수술 부위가 배꼽 아래이고, 심장 보조 장치가 복부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면 모드 변경 없이 진행한다.
단, 배꼽 아래 수술인데 장치가 복부에 있다면 모드 변경한다.
2. 수술 부위가 배꼽 위이며
1) ICD 라면
전기간섭에 의해 shock가 일어나지 않도록, ICD shock 기능을 꺼야 한다.
shock 기능이 꺼지지 않은 ICD 입장에서, 전기소작기구의 간섭이 일어났을 때를 생각해보자
"ICD : 이거 뭐임? 심장 개망한 것 같음 쇼크발사!"
=> 실제로 환자에게서 부정맥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제세동을 쳐버리는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자석을 쓰라는 건 무슨 소리냐? : 자석을 ICD에 붙여놓으면 shock 발생 기능을 끌 수 있다.
하지만 루틴하게 이를 적용하는 것은 권고되지 않는데, 자석은 pacing 기능을 off하지는 않기 때문임
따라서 심장박동이 상당부분 pacing에 의존하여 일어나는 환자의 경우,
전기장 간섭이 bradycardia나 asystole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환자가 수술 중 계속 supine 자세로 있을 때는 자석이 좋은 방법이겠으나
측와위나 복와위 자세에서는 자석을 고정해두기 어렵다.
어쨌거나, 자석을 쓸 거라면 반드시 이 기계가 Pacing 기능도 있는지 확인하고,
Pacing mode 변경까지 필요하겠다. 이것이 필요하다면 2)로 넘어간다.
2) Pacemaker라면
AOO / VOO / DOO로 변경한다.
간단히 말하면, Pacemaker가 pacing은 계속하지만
input을 감지하거나, 어떤 input에 대해 발생되는 response는 없도록 각 기능을 꺼주는 것이다.
모드 변경을 하지 않고 보비 등의 unipolar electrocautery를 시행했을 때를 잠시 상상해보자.
전기 간섭이 들어왔을 때 기계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Sensing : 야 우리가 pacing 안해줘도 심장 잘 뛰는데?"
"Response : 오 그럼 pacing inhibition 하자 알아서 잘 뛰는데 뭐 냅두지"
"Pacing : 야 잠만 이건 심도 있는 대화가 필요해 잠깐ㅁ...(꺼짐)"
=> Pacing 출력이 inhibition 되어버려서 실제 서맥이 있는 환자에서 위험해질 수 있다.
그러면 오늘 내가 들은
"얼굴에서 하는 수술이 아니면 모드 변경 안 해도 괜찮다"
이건 도대체 뭐냐?
솔직히 왜 그런 말을 업체에서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수술 부위에 따라 모드변경을 할지 안할지에 대해서는 기관마다 controversy가 있다
어떤 기관은 상지 수술인 경우, elbow 아래는 mode 변경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고
어떤 기관은 lead에서 15cm 이상 떨어진 부위는 모드변경이 필요없다고 한다
가이드라인 따라 말이 달라지니
위의 AHA 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될 것같다는 것이 오늘의 결론
(근데 배꼽 아래라는 건 팔을 밑으로 늘어뜨렸을 때를 말하는 건지? ;; 그럼 팔꿈치 밑도 맞음? 몰겟음..)
어케 마무리하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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